불멸의 삶을 꿈꾸다 자신과 제국을 고통 속에 몰아넣은 진시황제 이야기.
중국 대륙의 최초 황제
진시황제는 중국 역사의 최초의 황제이다. 6개국의 춘추전국시대에서 왕들이 각각 자신의 영토를 다스렸고, 진나라가 제국들을 멸망시키고 중국 대륙을 통일한다. 천하통일 후에, 스스로 황제라는 칭호를 만들어 붙였고, 최초의 진나라 황제라는 뜻으로 진시황제가 된 것이다. 그는 역사가들에게 대부분 폭군이라 불리며 좋은 평가를 못 받아 왔었다.
하지만 그가 세운 진나라는 여러 제도를 정비해 거대한 중국 대륙을 황제 중심으로 통치하는 더욱 강력한 체계를 만들었고, 이후 청나라가 멸망할 때까지 긴 세월 동안 황제 중앙 통치 체계는 변함없이 유지된다. 그가 비록 폭군일지라도, 그를 빼놓고는 중국의 역사를 얘기할 수는 없는 이유인 것이다.
진시황제의 업적들
진시황은 군현제를 도입하여 넓은 중국 대륙을 더욱 강력하게 통치하였다. 먼저 국토를 좀 더 체계적으로 군, 현으로 나누었다. 각각의 군, 현의 관리는 중앙 정부에서 임명된 신료가 맡았다. 이전, 대강 영토 별로 나눠 왕족들 및 공신들에게 통치를 위임했던 시대와는 훨씬 진보된 사회 제도라고 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더욱 강력한 중앙 집권화를 이룩하여, 이후 중국 역사에서 황제라는 절대권력 통치가 계속 유지될 수 있는 기반을 닦게 된 것이다.
진시황은 여러 지역에서 각각 다르게 사용하던 제도들을 하나로 통일하고자 하였다. 조금씩 다르게 사용되던 문자들을 통일해서 사용하게 했다. 글은 황제의 명령과 국가의 사상을 백성들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도구이다. 이런 중요한 글에 표준을 지정함으로써 영토만이 아닌 진정한 백성들의 통합을 이루고자 했던 것이다.
그의 이런 노력이 없었으면 중국 역사는 훨씬 퇴보된 채로 흘렀을 것이다. 도량형과 화폐를 통일하여 통일국가 경제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이런 각종 표준화 제도들은 앞으로 중국 역사에서, 국토가 분열된 후에도 다시 통일국가가 될 수 있었던 큰 역할을 하였던 것이다.
진시황제의 폭정들
"분서갱유"라는 단어는 진시황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들어봤을 단어다. 그의 폭정을 대표하는 단어로, 책을 태워버리고 유생들을 산채로 매장해버린 사건이다. 당시 진나라는 통일국가라는 명분으로 모든 것을 통일하려고 했는데, 거기에는 사상과 교육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유생들 중에는 어려서부터 자신들이 배운 다른 사상과 학문이 존재했었다. 이런 그들이 황제의 명령을 잘 따르지 않자, 진나라가 추구하는 지식 이외의 모든 책들을 모아서 태워버렸다. 그리고 책을 태우라는 황제의 명령을 어길 시, 가차 없이 사형에 처해버렸다. 이렇게 강한 처벌에도 유생들이 뜻을 굽히지 않자, 진시황제는 460명이나 되는 유생들을 한대 모아 산채로 묻어버렸다.
"만리장성"이라는 단어도 빼놓을 수가 없다. 그는 이 공사를 위하여 무려 150만 명이나 되는 백성들을 동원하였고, 많은 백성들이 노역에 시달리다 죽어나갔다. 그리고 영원한 삶을 위한 자신의 묘를 만들기 위해서도 70만 명이나 되는 백성이 또 동원되었다. 많은 백성들이 공사에 끌려나가니 농사를 지을 사람이 없는 건 당연했고, 곧 진나라 재정은 파탄에 이르게 된다.
불멸을 꿈꾸며 죽어가다
영원한 삶을 꿈꾸었던 진시황제는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기 위한 전국 순행을 하던 도중 50세의 나이로 병들어 죽었다. 마지막 순행을 나갈 시기쯤에는, 이미 과도한 세금과 공사로 인해 그에 대한 민심이 흉악해져 있었다. 그런 시기에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전국 순행을 나갈 만큼 그의 정신건강은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진시황제의 집권 후기의 지나친 폭정들은 수은 중독으로 인한 정신이상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많다. 그는 영원한 삶을 위해 특정 약을 꾸준히 복용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 약의 주성분은 수은이었다. 수은은 인체에 굉장히 유해한 물질인데, 몸에 많이 축적되면 지능이 크게 낮아지고 정신착란 등의 증상이 온다고 한다.
그는 이런 수은을 오랜 기간 꾸준히 복용하였고, 심지어 가열하여 증기로 흡입까지 했다고 한다. 불멸하여 신이 되고자 했던 황제의 욕심은 자신의 삶도 파괴했고, 힘겹게 달성한 통일제국까지 멸망에 이르게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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