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 관우를 형님으로 모셨던 삼 형제 중의 막내 장비. 중국 대륙을 호령했던 장비에 대하여 알아보자.
말썽꾸러기 막내
장비는 유비를 만나기 전부터 관우가 자신보다 나이가 많아 형으로 섬겼다고 한다. 관우가 유비를 따르자 자연스럽게 같이 유비를 따랐을 것이다. 셋이서 도원결의를 맺어 의형재를 맺었다는 기록은 없으나, 이들이 숙박을 같이하며 매우 가깝게 지냈다는 것과 관우와 그가 유비를 늘 경호하며 지켰다는 기록은 이들이 의형제 이상으로 가깝게 지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관우와 마찬가지로 그의 초반 기록도 남아있는 것이 거의 없다. 유비가 어느 정도 뛰어난 인물이라고 명성을 얻으면서부터 이들의 기록도 같이 시작된다.
장비는 관우와 달리 그의 인성 때문에 유비를 곤란에 빠뜨린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유비가 서주 지역을 책임지고 있을 때, 그가 지역 세력들을 잘못 다루어서 결국 서주 지역을 여포에게 빼앗겨 버린 적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해당 사건이 실제로 장비만의 실책인지는 생각해볼 만한 문제이다.
삼 형제가 워낙 가까우니 기록에는 장비라고 표현이 됐을 뿐이지, 사실은 유비 세력이 지역 세력들과 갈등이 있었다고 보는 게 맞다는 의견도 있다. 그가 사람을 다루는 데에 거칠고 포악했다는 기록이 있어서 사실보다 부풀려져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서주 사건이 그의 실책이 아닐지라도, 그의 포악한 성격 때문에 유비가 늘 걱정했다는 기록이 존재하기도 한다.
유비의 걱정대로 그의 삶은 관우의 복수를 위해 부하들을 함부로 다그치다가 부하들에 의해 살해당하면서 끝나고 만다.
고함만으로 조조의 병사를 무찌르다
관우처럼 장비의 무력만큼은 정사 삼국지에서도 기록하고 있다. 관우와 더불어 그의 장수로써 명성은 유명했는데 만 명의 적을 능히 당해낼 수 있는 장수라고 불리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런 그의 명성은 다음 이야기를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형주에 있던 유비 세력은 조조가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오자 도망갔는데, 조조는 정예 기병을 선발해서 유비를 추격했다. 조조의 정예 기병들이 유비 일행을 다 따라잡았을 무렵, 장비가 홀로 다리 위해서 그들을 막아선다. 그는 자신과 겨룰 사람은 앞으로 나오라고 고함을 질렀다.
좁은 다리 위에서 엄청난 위용으로 말 위에서 고함을 지르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본 조조의 병사들은 감히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였다. 그가 이렇게 시간을 벌어준 덕분에, 유비는 무사히 추격군을 피해 도망갔다고 한다. 단 한 명의 장수가 수천 명의 부대를 일시적으로나마 막아설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그의 당시 명성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괴물처럼 말위에서 적의 군사들을 배어버리는 장수라고 소문난 그가 있는 좁은 다리 위를 선뜻 먼저 올라가는 군사들은 없었을 것이다.
장비는 억울하다
우리가 아는 장비의 이미지는 무력은 굉장히 높으나 군사적 지능이 낮은 장수이다. 삼국지 소설 속에서도 그가 단순하고 군사적 지력이 낮다는 표현 등이 등장하기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후의 그의 기록을 보면 해당 내용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인지 의심이 든다.
그가 주로 곤궁에 빠졌던 것은 그의 포악한 성격 탓이지 낮은 군사적 지식 때문이 아니었다. 번번이 조조 군사들에게 패한 것도 사실 그 당시 유비 세력과 조조 세력의 군사력 차이가 너무 커서 그랬던 것이었다. 이를 증명하는 것이 유비가 서촉 지역을 정벌할 때의 그의 활약상이다.
그는 놀라운 군 지휘력으로 서촉의 장수들을 굴복시키며 성을 빼앗는다. 가공할 무력만으로 단순히 상대방 장수만을 죽이며 전투를 지휘하던 그의 이전 모습들과는 많이 다른 내용이다. 이어서 벌어지는 한중 지역 전쟁에서도 그는 조조 군의 명장인 장합의 군대와 싸워 격파해버린다.
이런 모습들을 볼 때, 단순하고 포악한 성격으로 인해 그는 힘만 세고 군사적 지력이 떨어지는 인물로 묘사된 것이 아닌지 의심해본다. 그리고 이렇게 묘사하는 것이 그의 용모와도 매우 어울리고, 주로 상대방 장수와 일대일 대결을 하는 그의 야수 같은 모습과도 어울렸을 것이다.
결국 장비는 그의 포악한 성격 때문에 관우의 복수도 하지 못하고 부하들의 배신으로 삶을 마감한다. 그의 최후는 비참하였지만, 그의 무력만큼은 관우와 같이 삼국지 시대의 신화가 되어 현재까지 화려하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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